Luke Burgis
2021
St. Martin's Press
갱신 2026. 3
'인간은 남들이 탐하는 것을 탐한다.'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며 이 주장에 동의할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동의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본 적이 없거나, 들여다본다 해도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저자는 인생의 공황기에 자신의 욕망이 얼마나 얄팍했던가를 발견하고 반성하며 이 책을 썼다. 소비주의가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더욱 심화된 현대에는 허영이라는 단어가 취향이라는 단어로 위장해서 활개를 친다. 갖지 않아도 사는 데 아무 문제 없는 물건이나 지위, 관계들을 도대체 왜 우리는 끊임 없이 탐하는지, 그 욕망의 사슬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를 탐색하려는 사람이 읽어볼만 하다. 하지만 답은 찾지 못할 것이다.
소비주의의 근원과 그 폐해를 소비주의보다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소비주의를 부추기는 마케팅 서적들에선 찾을 수 없을 내용이다.
저자 본인의 절실한 필요로 얻은 깨달음을 적었기에 설득력이 있다.
저자의 깨달음은 프랑스 학자 René Girard의 특정 학설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 책의 주장들은 대부분 다른 이들의 것을 인용하고 짜깁기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 책이 표절 시비에 얽힐 일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인용된 이들의 이론과 주장들이 저자 덕분에 더 잘 이해되거나 새로운 맥락으로 읽힌다.
매끄러운 문체와 짜임새 있는 구성 덕분에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저자의 주장에 기반이 되는 학설은 학설일 따름이다. 설득력이 높을 수는 있어도 그게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저자는 독자가 예외 없이 타인의 욕망을 본따고 있다고 확신하며 이 책을 썼다. 그러면서도 책 내용 중에는 남의 욕망을 따르지 않는 이들이 소수지만 존재한다고 기술한다. 독자 중에도 그런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거나, 혹은 무시한 글짓기인 셈이다.
남을 부러워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을 이용하라는 게 논지인데, 그걸 어떻게 이용하고 그래서 어쩌자는 건지가 생략되어 있다.
'나는 남이 탐하는 것을 탐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았다. 처음에는 '아닌데?' 싶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고 다시 자문했다. 여전히 답은 '아닌 것 같은데...' 이다. 모로는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않은 사람인 것인가, 아니면 저자가 말하는 소수의 인류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