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ff Kuang with Robert Fabricant
2019
Penguin Random House UK
갱신 2022. 1
1988년에 출간된 디자인계의 필독서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가 21세기를 사는 독자들에겐 너무 낡은 내용일까봐 저자인 Donald Norman 스스로 자신의 책 내용을 업데이트한 것이 2013년에 나온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rivised & expanded)다. 그러나 잔소리와 군소리만 덧붙여진 이 책을 진정한 업데이트라고 부를 수는 없지 싶다. 그래서 혹여 비슷한 주제를 최근 감각으로 쓴 책이 없을까 찾다가 발견한 것이 이 User Friendly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의 저자 Cliff Kuang은 자신이 쓰려는 책의 주제와 내용이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와 상당 부분 겹치는 것을 책을 쓰는 도중에 발견한 모양이다. 이 분야에서 누구보다 깊고 넓은 통찰로 책을 펴내려던 그의 젋은 의욕이 한 풀 꺾였을 법도 한데, Kuang은 이에 굴하지 않고 도리어 Norman을 인터뷰하며 업계의 고전을 자신의 책에 이용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리고는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이라는 동일 주제를 자신의 수려한 언어와 지식으로 풀어나갔다. 스마트폰과 SNS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디자인 실무를 겪고, 잡지의 편집자로 일했던 필자의 경력은 학자인 Norman과는 다른 관점과 형식으로 책을 쓰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출간된 이 책은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와 형식은 사뭇 다르지만, 내용에 관해서는 오히려 진정한 업데이트가 아닐까 싶다.
1988년에 출간된 디자인계의 필독서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가 21세기를 사는 독자들에겐 너무 낡은 내용일까봐 저자인 Donald Norman 스스로 자신의 책 내용을 업데이트한 것이 2013년에 나온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rivised & expanded)다. 그러나 잔소리와 군소리만 덧붙여진 이 책을 진정한 업데이트라고 부를 수는 없지 싶다. 그래서 혹여 비슷한 주제를 최근 감각으로 쓴 책이 없을까 찾다가 발견한 것이 이 User Friendly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의 저자 Cliff Kuang은 자신이 쓰려는 책의 주제와 내용이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와 상당 부분 겹치는 것을 책을 쓰는 도중에 발견한 모양이다. 이 분야에서 누구보다 깊고 넓은 통찰로 책을 펴내려던 그의 젋은 의욕이 한 풀 꺾였을 법도 한데, Kuang은 이에 굴하지 않고 도리어 Norman을 인터뷰하며 업계의 고전을 자신의 책에 이용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리고는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이라는 동일 주제를 자신의 수려한 언어와 지식으로 풀어나갔다. 스마트폰과 SNS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디자인 실무를 겪고, 잡지의 편집자로 일했던 필자의 경력은 학자인 Norman과는 다른 관점과 형식으로 책을 쓰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출간된 이 책은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와 형식은 사뭇 다르지만, 내용에 관해서는 오히려 진정한 업데이트가 아닐까 싶다.
디자인 업계의 흐름을 살필 수 있긴 하지만 사례와 관점이 미국중심인데다가 그마저도 거대기업들을 기준으로 현상을 다룬다. 그들의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라 이해해줄 순 있지만 허구헌날 위대함을 부르짖는 그들의 문화가 글자 사이 사이에 끼어 있어 다 읽고 나면 일말의 허무가 감상에 베어든다.
저자의 글솜씨가 매끄럽긴 한데, 매끄럽기만 하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도중에 가끔씩 든다. 현란한 수사를 자제하고 논의를 담백하게 전달했더라면 몰입이 더 쉬웠을 것 같다.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이라는 주제는 범위가 너무 넓고 복잡해서인지,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일목요연하지 않다. 예를 들어 한 챕터에서 저자는 기술의 진보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듯 싶다가도, 다른 챕터에서는 갑자기 심대한 우려를 표한다. 글이 독자 친화적인 방법도 여러가지겠지만 일단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일관되고 명확해야 할텐데, 이 점에선 1988년에 출간된 Donald Norman의 책이 낫다.
저자는 Kuang과 Fabricant인데, Kuang이 본문을 쓰고 Fabricant가 후기를 썼다. 같은 주제를 다루며 생각도 유사하지만 문체는 전혀 다르다. 후기를 저자 이외의 인물이 쓰는 경우가 많다지만 그렇다고 후기를 쓴 사람의 이름을 책 표지에 저자와 나란히 표기하지는 않을텐데, 이 책에서는 Fabricant의 존재감이 이상하게 크다.
Cliff Kuang의 부모는 대만 출신인 미국이민자다. 책 중간에 Kuang은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피력하고 있지만 글에 종종 아시아 언어를 섞어 쓴다. 그런데 그 아시아 언어가 영어로 표기된 일본어라는 점이 의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