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en Cranz
1998
Norton
갱신 2021. 10
어떤 의자가 좋은 의자인가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의자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이 물건에 부여한 의미와 역할을 설명했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의자에 대해 의자 위에서 평생을 생활하는 현대인으로서만이 아니라 건축과 교수이자 알렉산더 테크닉 수련자로서의 의견을 학술적으로 기술했다.
의자의 역사와 그에 얽힌 문화를 다루기 때문에 지식습득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만, 저자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어떤 의자가 더 나은 의자인지에 대해 본인의 주장을 근거를 대면서 기술했다. 의자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세밀하고 균형있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접근한 책은 드물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의자디자인을 논할 때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대지 못한다. 이유는 충분히 이해 가지만 저자의 핵심주장이 정신적인 차원의 것이기 때문에 결정적인 단점이 된다. 게다가 저자 본인이 의자를 직접 디자인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랬다면 주장의 설득력은 조금이나마 더 커졌을 것이다.
가구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나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집중해서 읽기에 인내가 필요한 문체다.
절판되긴 했지만 한국어 번역본이 있다. 번역 수준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전문적인 용어나 특수한 사건에 대해서 본문에 없는 설명을 굳이 각주로 해설하지 않기 때문에, 번역본을 읽는 독자는 원서를 읽는 독자에 비해 책에 담긴 지식을 온전히 인지하고 소화하는 데에 불리하다. 번역된 전문서적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