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iam McDonough & Michael Braungart
2002
North Point Press
갱신 2021. 10
쓰레기가 쓰레기로 버려지는 게 아니라 제조업의 생산자원으로 완벽하게 환원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생산에 쓰이는 재료와 제조공법, 사용과 폐기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이 다시 디자인 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현실적이고도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려면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데, 우리가 그 전문가들이다. 우리를 고용해라.)
환경문제에 대해서 윤리의식과 도덕심에 호소하는 대신(그래봤자 인간들에게 먹히질 않으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대책을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명확하게 제시했다.
저자들의 주장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스럽다. 나온지 이미 상당히 시간이 지난 대책인데 아직까지 전지구적인 범위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저자들, 특히 McDonough의 글에는 건축가 특유의 현학적 어투에서 드러나는 엘리트 의식이 거슬린다. 자신의 능력을 글로 증명해보이려는 것 같은데 일부러 말을 어렵게 하는 것은 대중들이 이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든다. 저자는 어차피 대중들이 이 책을 안 읽을거라고 생각한 걸지도 모르지만 같은 엘리트들은 자기만 잘난 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엘리트입네 하면 무슨 주장이든 들을 생각을 안 한다. 결국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런 어투는 어떤 경우에든 피하는 게 낫다. 아... 그래서 이들의 주장이 확산되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초판에 쓰인 책표지와 속지의 소재는 저자들의 주장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나중에는 일반적인 책들처럼 종이로 바꿔서 인쇄됐다. 필시 금전적인 이유 때문일텐데, 이 때문에 의도했던 극적인 효과가 오히려 역으로 작용해서 설득력에 금이 가버렸다. 플라스틱 소재의 책은 환경적으로 더 바람직할 지 모르지만 그 위에 연필로 필기를 하기에는 꽤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무겁기도 하다.